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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 먹기/신약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마태복음 27:46 제구시쯤에 예수께서 크게 소리 질러 이르시되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하시니 이는 곧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하는 뜻이라


정오부터 오후 3시까지 온 땅이 어두움으로 덮였습니다. 예수님은 여섯 시간 동안 십자가에 달려 고통을 받으시다가 큰 소리로 절규하셨습니다.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지금까지 어떤 고난과 조롱 앞에서도 침묵하시던 예수님이 큰 소리를 지르셨습니다. 그 이유는 하나님에게 버림 받는 고통이 너무나 컸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제까지 예수님은 하나님으로부터 버림 받은 적이 없으셨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십자가 위에서 하나님에게까지 버림을 받으셔야 했습니다. 그 만큼 인간의 죄는 심각한 것입니다. 우리의 모든 죄를 해결하기 위해 하나님에게까지 버림을 받으신 예수님을 묵상할 때 우리는 그 사랑에 감격합니다.

예수님이 운명하셨을 때 몇 가지 예기치 않던 사건들이 일어났습니다. 먼저 성소의 휘장이 위로부터 아래까지 찢어져 둘이 되었습니다. 이는 성전의 종식을 말합니다. 이제 누구나 가시적인 성전 대신 예수님의 피를 의지하여 하나님 앞에 담대히 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지진이 일어나고, 무덤이 열리며, 잠자던 많은 성도들의 몸이 살아났습니다. 이는 예수님의 죽으심으로 인해 새로운 시대가 시작됨을 보여줍니다. 또한 예수님을 지키던 백부장과 군인들이 일련의 사건을 보고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고백했습니다. 이는 예수님의 죽으심으로 수많은 이방인들이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고백하게 될 것을 보여줍니다. 예수님의 죽으심으로 이 땅에 새로운 역사가 펼쳐지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죽으심을 끝까지 지켜보던 자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갈릴리에서부터 예수님을 섬기려고 따라온 여인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사랑하여 예수님의 고난과 죽으심에 동참했습니다. 또 아리마대 출신의 부자 요셉이 예수님의 제자로서 예수님의 시신을 가져다가 새 무덤에 모셨습니다. 예수님을 사랑하여 끝까지 따르는 자들이 예수님의 장사를 치렀습니다.


인간은 죄를 범해 하나님을 떠났고 하나님도 이런 우리와 함께 하실 수 없으셨습니다. 인간의 비참함의 시작은 여기서 시작되었습니다. 이전에 화려함을 자랑하던 인간의 모든 아름다움이 죄의 부패함과 사망으로 그 빛을 잃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삶에는 악이 가득하게 되었고, 끝없는 허무함, 사망으로 인한 슬픔이 넘쳤습니다. 이와 같이 인간의 부패성은 하나님께 버림 받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하나님은 결코 인간을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에덴의 추방날에 하나님께서는 죄의 빌미가 되었던 여자에게 그녀에게서 날 메시아를 약속하여 주셨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시고, 십자가에서 그를 버리심으로 우리 인간을 버리지 않으셨다는 것을 보여주셨습니다. 예수님의 또 다른 이름이 임마누엘인 것은, 이처럼 예수님을 버리심으로 우리 인간과 영원토록 함께 하신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오늘, 이 은혜가 우리에게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버림 받으심으로 우리에게 임한 은혜가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우리와 영원토록 함께 하신다는 것입니다. 우리를 영접하신다는 것입니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건 간에,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하나님께 나아오면 받아주신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공로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과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로 이루어진, 말 그대로의 은혜가 우리에게 임한 것입니다.

이 예수님을 의지하며, 하나님께로 나아갑니다. 저는 버림 받는다는 것이 대한 두려움이 큽니다. 가슴 깊이 하나님을 의심하는 죄성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도 나를 버리지 않으실까 전전긍긍합니다. 내 자신을 파고들며, 내가 구원 받을만한 자격이 있는가 찾는 헛된 일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하신 일,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이 은혜는 이런 것들을 버리라고 하십니다. 오직, 십자가를 통해 임마누엘 하시는 예수님, 그리고 아바 아버지께로 나아오라고 하십니다.

이 과정이 어떻게 보면 긴 시간이 걸릴 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마음은 아직도 쌀쌀함이 있는 올 4월의 봄과도 같습니다. 하지만 봄이 결국엔 오듯이,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사랑이 제 영혼을 뒤흔들고, 나의 굳어버린 심장에 생기를 주실 것을 믿습니다. 그러니 오늘도 주님께로 나아갑니다. 부족해도 주님을 더 의지합니다. 다만, 이 죄인을 태초부터 기억하신 하나님께서 사유하여 주시옵소서. 이 모든 것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