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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 먹기/신약

그리스도임을 증거하신 예수님

마태복음 26:64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가 말하였느니라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 후에 인자가 권능의 우편에 앉아 있는 것과 하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너희가 보리라 하시니"

체포당하신 예수님은 대제사장 가야바의 집으로 끌려가셨습니다. 대제사장들과 온 공회가 모여 예수님을 죽일 거짓 증거를 찾았습니다. 많은 거짓 증인들이 나와 예수님을 모함했습니다. 거짓 고소를 당할 때 사람들은 분노하며 자기를 변호하고자 소리를 높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자기를 변호하고자 애쓰지 않으셨습니다. 털 깎는 자 앞에 잠잠한 양처럼 침묵하셨습니다.(53:7) 교활한 대제사장은 네가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인지 말하라고 질문했습니다. 예수님은 이 질문이 얼마나 위험한 함정인지 잘 아셨습니다. 계속 침묵을 지키는 것이 유리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자신이 그리스도임을 담대히 증거하십니다. 그렇다. 네가 바로 말했다. 이후에 인자가 권능의 우편에 앉아 있는 것과 하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너희가 보리라. 사람들은 자기가 살기 위해서라면 진실을 외면합니다. 거짓에 타협하고 불의에 굴복합니다. 살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시고 진리 앞에 담대하셨습니다. 용기 있게 십자가 죽음의 길을 가셨습니다.

반면 바깥뜰에서 멀리 이 광경을 지켜보던 베드로는 어떠했습니까? 한 여종으로부터 예수와 함께 있지 않았느냐는 추궁을 받자 그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모든 사람 앞에서 예수님을 모른다고 부인합니다. 다른 여종이 또다시 묻자 이번에는 맹세를 하며 부인합니다. 곁에 있던 사람들이 분명 예수와 한 패가 아니냐고 또 묻자 저주까지 하며 예수님을 부인합니다. 베드로는 용기 있는 사람이었지만 기도하지 않았을 때 결정적인 순간에 이처럼 실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길은 마치 패배하는 것처럼 보이는 길이었습니다. 예수님은 말도 안 되는 폭압에 아무런 반항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대제사장 가야바가 했던 일은 예수님에 대한 열등감 폭발밖에 되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다짜고짜 예수님께서 그리스도라는 사실만으로 폭력을 가하는 게 말이 됩니까. 하지만 예수님은 불의 앞에 따지고 드시지 않으셨습니다. 오직 당신께서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시다는 것만을 드러내실 뿐입니다. 이처럼 예수님은 자기를 위한 변호도 하지 않으시고, 하나님 아버지의 원을 이루고자 하실 뿐입니다.

반면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처참하고 연약하게 패배하시는 것을 보고 두려움에 사로잡혀 버렸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에 대한 참된 앎과 믿음이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또 이를 위해서 기도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예수님의 눈 앞에서 닭이 울기 전 3번 예수님을 부인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자기 목숨이 더 중요했습니다.

예수님은 그의 십자가가 참된 승리의 길이 되심을 아셨습니다. 굳이 이를 증명하실 필요도 없으셨습니다. 다만 진리를 말하셨고, 또 하나님께서 부활로 예수님이 무죄하셨고 다만 그 분의 삶이 진리이셨다는 것을 증명하셨습니다. 우리도 진리의 삶을 살아갈 때, 비웃고 핍박하는 무리와 만날 수 있습니다. 이들과 굳이 말다툼할 필요가 없습니다. 진리의 말씀만을 이야기하면 됩니다. 장차 오실 예수님의 재림과 그 때 우리의 부활과 영화가 우리의 삶의 정당성을 인정할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의 삶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 진리만을 이야기하기를 기도합니다.

오늘 말씀에서, 변명하고 자기 보호하려는 제 자신의 모습이 베드로의 모습과 겹쳐 보입니다. 저 역시 실제로는 베드로와 같이 3번 부인했을 것 같습니다. 이처럼 아직도 자기에 대한 애착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 사실로 말미암아 제 자신을 혐오하기보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의 은혜 앞에 이런 저도 내어 놓습니다. 불의 앞에 곧잘 무릎 꿇는 자이지만, 그러나 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의 은혜가 오늘도 저를 굳게 붙들고 있습니다. 이 부활의 계절에, 나의 연약함을 내려놓고 예수님을 깊이 배우고 그 은혜로 충만하게 하옵소서. 그 은혜가 아직도 나에 사로잡힌 삶을 뒤흔들어 놓고, 바꿔 놓기를 원합니다. 진리를 위해 일순간의 패배도 감당하며 오직 진리만을 증거하는 삶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