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말씀으로도 대답하지 아니하시니(마가복음 15:1-15:15)

아무 말씀으로도 대답하지 아니하시니

 

마가복음 15:1-15:15

마가복음 15:5 "예수께서 다시 아무 말씀으로도 대답하지 아니하시니 빌라도가 놀랍게 여기더라"

  

빌라도의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라는 질문은 예수님을 궁지로 몰 수 있는 곤란한 물음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네 말이 옳도다”라고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대제사장들은 예수님을 여러 가지로 고발했습니다. 그들이 고발하는 내용의 대부분은 얼토당토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진실을 은폐, 조작, 왜곡하여 어떻게 하든지 예수님을 제거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아무 대답도, 아무 변명이나 항변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빌라도는 예수님의 모습에 놀랐습니다. 그는 수많은 재판을 다루어 보았지만 이제까지 예수님처럼 대응하는 자를 보지 못했습니다. 빌라도가 볼 때 예수님에 대한 종교지도자들의 고발은 말도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맞서 싸우며 억울함을 풀려하지 않으셨습니다. 묵묵히 수치와 모욕을 당하셨고 결국 누명을 쓰고 죽으셨습니다. 이로써 거짓이 참을 죽이고, 거짓이 승리자가 된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끝은 아닙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죽으셨지만 부활하셨습니다. 진실이 드러났고, 패배한 것 같았던 참이 승리했습니다. 무엇보다 예수님이 자신의 억울함을 풀지 않으시고 누명을 쓰고 당하셨기에 인류의 구원자가 되실 수 있으셨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의 이 십자가의 길과 정신을 좇아가야 합니다. 살아가면서 억울한 일을 당하고 진실이 묻힌 채 누명을 써야 할 때도 있습니다. 잘못이 없는 나를 고발하고 벼랑으로 밀어낼 때 얼마나 억울합니까? 그럴 때 진실을 밝혀내는 것이 옳을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때로는 나를 고발하는 자들에게 아무 대답도 하지 아니하는 것, 차라리 내가 억울한 일을 당하고 고통을 당하는 것이 필요한 때가 있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맺힌 문제, 맺힌 관계를 풀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고 어떤 사람을 구원하는 길일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예수님처럼 당하고 패배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최후의 승리와 영광을 얻을 것입니다.

  

빌라도는 대제사장들이 예수님을 시기하여 죽이려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대제사장들은 무리를 충동하여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도록 빌라도에게 압박을 가했습니다. 아마 거룩한 명분과 대의를 내걸고 무리를 충동했을 것입니다. 종교 지도자라 할지라도 욕심에 사로잡히면 무리를 이용할 수 있고 하나님에게 무서운 죄를 지을 수 있습니다. 무리는 잘못된 지도자의 충동을 쉽게 받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에게 대한 두려움, 분별력이 있어야 합니다.

 

오늘 말씀을 적용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오늘 예수님과 여러 인물들의 반응을 통해,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 되기를 기도합니다.

 

말씀에서 빌라도 앞에서 심문받으실 때, 예수님께서는 많은 말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억울하셨겠지만, 다만 예수님께서는 '유대인의 왕이냐'라는 질문에만 '그렇다'고 답을 하셨을 뿐입니다.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거짓 참소와 여러 말들에 흔들리지 않으셨습니다. 오직 당신께서 하셔야 할 말, 당신께서 메시아이시다는 말만을 하셨을 뿐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지금 이 예수님의 태도가 하나님께서 예수님께 명하신 바를 행하고 계시다는 사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거짓 참소에 흔들리지 않으셨습니다. 왜냐하면 그 분께서 행하신 일들을 하나님께서 다 알고 계시며, 또 공개적으로 행하셨기 때문에, 더 변명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또 예수님께서는 하실 말만 하십니다. 이를 통해 부활을 통해 십자가의 정당성과 예수님의 신원을 이루시고자 하셨기 때문입니다.

 

이를 볼 때, 예수님은 진실로 강하셨습니다. 또 이 강하심은 하나님을 온전히 믿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이처럼 절대적으로 하나님을 믿는 믿음, 의지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또 우리는 제사장들, 빌라도, 무리들의 반응을 통해, 우리 자신의 죄악됨을 볼 수 있습니다. 제사장들은 자신의 권세를 위협하는 하나님의 독생자를 시기하여 십자가로 보내버렸습니다. 빌라도는 유대인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비겁한 타협을 했습니다. 무리들은 예수님께서 자신들이 기대하던 메시아가 아니자 헌신짝처럼 버리고, 그들이 이전에는 미워하던 제사장의 편에 서버렸습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행하는 바가 다 이렇습니다. 우리 모두는 우리 삶에서 하나님을 추방하고자 합니다. 자신이 주인 되고자 하나님께 반역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의를 행하기보다 때로는 현실적인 상황에 맞추어 비겁한 타협을 하곤합니다. 그리하여 안전과 이득을 얻고자 합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 뜻대로 주시고 행하시지 않는다며, 하나님을 버리고 하나님의 정반대에서 대적합니다. 이것이 우리의 삶입니다.

 

로마서는 말합니다.

"기록된 바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 깨닫는 자도 없고 하나님을 찾는 자도 없고 다 치우쳐 함께 무익하게 되고 선을 행하는 자는 없나니 하나도 없도다(롬 3:10-12)"

 

 그리고 이런 우리들의 죄로 말미암아, 그리스도께서 죽으셨습니다. 또 엄밀히 말하자면, 이런 우리들의 죄를 사하시기 위해 그리스도께서 죽으셨습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 자신이 하나님 보시기에 죄를 범하셨다는 것을 다 인정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이 이런 우리 죄를 사하고 도리어 하나님의 자녀가 되게 한다는 것을 믿으면 구원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정말 자격없는 죄인을 위하여,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이전에 하나님을 크게 대적하던 죄인이었습니다. 대학교에서 전도하던 선배에게 대들기까지 하였고, 말씀공부에 초청되면 도망다니기를 일삼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군대에 있을 때에는 '내가 기도하는 데로 왜 이루어 주시지 않는가'에 분노하며 성경책을 화장실 휴지통에 집어던진 사람이었습니다. 오늘 나오는 3부류의 사람들과 결코 다를 바 없는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죄인도 사랑하사 십자가에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의 그 한량없는 사랑으로 말미암아 제가 구원을 받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자비로운 손길로 저를 말씀공부로 다시금 인도하여 주셨고, 말씀 가운데 이 가망없는 죄인에게도 구원을 베푸시는 '상한 갈대도 꺾지 않으시고, 꺼져가는 심지도 끄지 않으시는(마태복음 12:20)' 예수 그리스도를 알게 해주셨으며, 그를 믿음으로 구원얻게 하셨습니다.

 

'소자야 네 죄 사함을 받았느니라(마가복음 2:5)'라고 말씀하셨고,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속량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 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롬 3:23,24)"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승리를 주신다(고전 15:57)"고 약속하신 하나님을 알게 하셨습니다.

 

저는 앞서 나온 3부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독생자를 판 죄인이요 십자가에 매달리게 한 죄인임을 고백합니다. 그러나 오히려 예수님께서는 이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 당신의 무죄하심을 선포하셨고, 동시에 우리의 모든 죄를 짊어지셨다고는 것을 동시에 명백하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를 믿는 자마다 죄사함을 주십니다. 따라서 저도 이 복음을 믿습니다.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하나니 기록된 바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함과 같으니라"  

 

그러므로 십자가 앞에 이제는 죄책감이 아닌, 감사함을 드립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짊어지시지 않으셨다면 저는 결코 이처럼 구원과 생명과 하나님 나라로 가는 길 가운데 결코 있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이 십자가로 말미암아 이 모든 것을 얻게 되었으니, 참으로 자격없는 죄인에게 값없이 주신 놀라운 은혜입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이 말 밖에 더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주님 감사합니다. 제가 날마다 이 십자가의 사랑과 은혜를 기억하며 살게 하여주시옵소서. 그리고 이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주신 하나님을 온전히 믿게 도와주시옵소서. 이 모든 것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