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만나 먹기/신약

원수를 사랑하며(마태복음 5:33-5:48)

 

마태복음 5:33-5:48 

마태복음 5:44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

 

 

당시 유대인들은 자신의 말이 진실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하늘과 땅, 예루살렘, 자신의 머리를 걸고 맹세했습니다. 그렇게 하고서는 하나님의 이름으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여기며 맹세를 쉽게 어겼습니다. 그러나 맹세의 목적물이 궁극적으로 하나님에게 속한 것이기에 하나님의 이름으로 맹세한 것과 같습니다. 맹세한 것은 반드시 지켜야 하며, 지키지 못할 맹세는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옳다. 옳다. 아니라. 아니라’ 하며 자신의 입장만을 간단히 밝혀야 합니다. 우리가 하는 말은 그 어떤 것이라도 신뢰할만한 것이 되어야 합니다. 일단 말을 했으면 그 말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합니다.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갚으라’고 한 것은 감정적인 보복을 막기 위함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보복하지 않을 뿐 아니라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도리어 악한 자를 사랑하고 섬기라고 말씀하십니다. 선으로 악을 이기라는 뜻입니 다. 이웃을 사랑하고 원수를 미워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그러나 원수를 사랑하며 우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악인에게도 해를 비추시며, 불의한 자에게도 비를 내려주시는, 자비와 긍휼이 많으신 분입니다. 만일 우리를 사랑하는 자만을 사랑한다면 이방인이나 세리와 다를 바 없습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하늘에 계신 하나님 아버지의 온전하심과 같이 온전하기를 원하십니다. 하나님의 성품을 닮아 비범한 제자의 도를 실천하기를 원하십니다.

 

오늘 말씀을 보면서, 근래에 인터넷에서 어떤 분이 교회를 가지 않는 이유에 대해 쭈욱 나열한 글을 읽게 되었던 일을 생각하게 됩니다. 저는 그 분의 글을 읽으니, 답답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도 괴로웠지만, 하나님의 마음을 어떻게 그렇게도 모를 수 있는가, 또 이 글을 보신 하나님의 심정은 어떠할까 마음에 큰 슬픔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을 하고 싶은 생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생각을 접었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이를 원치 않으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말씀에서 보이듯이, 우리는 하나님의 성품을 가져야 합니다. 자신의 말에 철저하게 책임을 지는 신실함, 원수조차 사랑하며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온전한 사랑을 가져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로 값없이 의롭다 함을 받은 죄인일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48절을 보십시오. “그러므로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온전하심과 같이 너희도 온전하라.”

 

그래서 도리어 그 분을 위해 기도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날마다 우리에게 겸손하게(심지어 구걸하는 것 같이 보일 정도로) 손을 내미시는 하나님을 깨닫도록, 심지어 징계하실 때에도 긍휼의 마음을 품으시는 하나님을 깨닫도록, 그리고 우리를 위해 당신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도 아낌없이 내어놓으시는 하나님을 깨닫도록, 기도하고자 합니다.

 

사실 이것이 필요한 것입니다. 교회가 능력도 없고, 사랑도 없다고 드러날 때, (마치 변화산에서 제자들이 귀신 들린 아이를 고치지 못하자, 바리새인들과 투닥거리며 논쟁하였던 것처럼) 교회도 사람들과 논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이럴 때 예수님께서는 기도하라고 말씀하십니다(막 9:29). 그래서 기도하고자 합니다. 이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을 알도록, 그리고 이 하나님의 크신 사랑과 값없는 은혜에 자복하고 회개하도록 기도하고자 합니다.

 

논쟁한다고, 달라지는 게 있겠습니까. 우리의 완악한 마음은 논쟁에서 승패를 따집니다. 하나님이 이기셔야 하는데, 상대를 이기고 내가 이기기를 바랍니다. 그래서인가 하나님께서 논쟁을 사랑하는 제 입을 둔하게 만드시는가 봅니다.

 

아무튼 제가 정말 미워하는 사람이 있더라도, 설령 그가 하나님을 노골적으로 미워하는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저 역시 하나님의 마음을 품고 기도하기를 원합니다. 이를 하나님께서 자녀 된 저에게 바라시기 때문입니다. 단지 그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