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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느끼며

우리의 반쪽을 기억하다

오늘 갈렙, 코럴 선교사 부부가 미국으로 출국하였습니다.

아마도 제게 있어 가장 인상 깊은, 그들과의 추억은,
이들 부부와 같이 주일 밤에 나누었던 5시간 가량의 대화의 시간일 것입니다.

그날 갈렙 쿡 선교사님은 허름한 가방을 매고 있었는데,
그 가방은 북한 사람들이 매고 다니는 것이라고 합니다.
제 짧은 영어 실력으로는 그 가방을 어디서 구했는지 알 수 없었죠..

갈렙, 코럴 선교사 부부는 북한 주민들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겪고 있는 비참한 현실에 관해서 알려주었습니다.
비록 졸리고 짧은 영어 실력 통에 머리는 멍해져 왔지만,
북한 주민들이 얼마나 고통하고 있는 지 가슴 속으로 전해져 왔습니다.

그런데 답답했던 점은 평소에는 제가 이 북한 사람들에 대해 관심도 없이 지내다가
이처럼 벽안의 선교사님들을 통해 들려오는 북한 소식에
마치 갑자기 잠에 깬 것 같이 화들짝 놀라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선교사님들 앞에서 북한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이야기가 그렇게 많지 않았습니다.
그저 2년전 마음만 먹었으면 개성에 다녀올 수 있었다는 것과 같은 후회 섞인 말만
늘어놓을 따름이었습니다.

아마도 한국의 통일을 멀리하게 하는 것은 이런 무관심이 아닐까요.
지난 10여년 간 남북한의 교류가 활성화되었지만,
그러나 오히려 이런 무관심은 더욱 커진 것 같습니다.
아마도 냉정한 현실을 보고 타산적이 되어버린 마음 탓일까요.
북한 문제는 알면서도 건드리기 싫은 그런 일들이 되어버렸습니다.

현재 가장 한국의 통일을 가로막는 가장 큰 문제는 김일성, 김정일도 아니요
노무현, 이명박 대통령 탓도 아닌 것 같습니다.
아마도 가장 큰 문제는 우리의 무관심,
아니 현실 상황 앞에 차갑게 식어버린 우리의 마음입니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북쪽의 동포들을 품고 기도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리고 우리가 닥쳐올 어려움과 희생도 각오할 마음이 있다면
그들을 품고 섬기며 한 동포로 살 그 마음이 있다면
통일은 불가능한 문제만은 아닙니다.

마치 북한 동포들이 겪는 비참한 하루하루의 삶을
자신의 삶과 같이 여기는 선교사님 부부를 보며
그 날에 저는 큰 부끄러움을 느껴야 했습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어버렸는지...
그러나 하나님께 저의 이 식은 마음을 깨닫게 하여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나님께서 이 고난받는 이들을 구원하여 주시기를,
그리고 제가 그들을 기억하며 기도하는 자 되기를,
나아가 장차 이들을 또한 섬길 수 있는 내면성을 가질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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