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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 먹기/신약

이 말을 하였으니(마가복음 7:24-7:30)

마가복음 7:29 “예수께서 이르시되 이 말을 하였으니 돌아가라 귀신이 네 딸에게서 나갔느니라 하시매”

 

예수님이 두로 지방에 들어가셨을 때 수로보니게 여인이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예수님을 찾아와 그 발 앞에 엎드렸습니다. 여인이 예수님을 찾아온 것은 어린 딸이 더러운 귀신에 들렸기 때문이었습니다. 여인은 예수님에게 자기 딸에게서 귀신을 쫓아주시기를 간구했습니다. 귀신들린 딸을 둔 여인의 고통은 참으로 컸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여인의 간청을 들으시고 자녀로 먼저 배불리 먹게 할지니 자녀의 떡을 취하여 개들에게 던짐이 마땅치 아니하니라 고 말씀하셨습니다(27). 이 말은 매우 모욕적인 말로 들릴 수 있었습니다. 여인은 예수님에게 화를 내며 따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여인은 주여 옳소이다마는 상 아래 개들도 아이들의 먹던 부스러기를 먹나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여인은 예수님의 말씀을 그대로 인정했습니다. 자신은 개와 같은 존재이며 예수님의 은혜를 받을 자격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상 아래 개들도 아이들의 먹던 부스러기를 먹는다고 말하며 예수님에게 부스러기와 같은 은혜라도 주시기를 구했습니다. 예수님은 여인의 이 말을 들으시고 귀신들린 딸을 고쳐 주셨습니다.


여인이 한 말은 어떤 말입니까? 예수님의 말씀을 그대로 인정하는 말입니다. 겸손히 은혜를 구하는 말입니다. 예수님은 이 말을 하였으니 라고 하시며 수로보니게 여인이 한 말을 기뻐하셨습니다(29). 예수님은 당신의 말씀을 인정하고 겸손히 은혜를 구하는 사람을 기뻐하십니다. 그 사람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십니다.

 

기도할 때, 때때로 당연히 하나님께서 들어주셔야 한다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런 분이 아니십니다. 오히려 영광과 존귀, 찬양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만유의 주가 되십니다. 오히려 그 분께서 우리의 주인이시기에, 우리가 그 분의 뜻이라면 무조건 순종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나의 주님이시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오늘 이 수로보니게 여인에게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은 매우 잔인해 보입니다. 그냥 예수님께서도 당신의 때가 아니니 도와주실 수 없다 정도로 이야기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자녀의 떡을 취하여 개들에게 던짐이 마땅치 아니하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이것은 그녀가 하나님 앞에 어떤 모습으로 나왔는지 시험하려 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그녀와 우리에게 하나님께서 주신 것은 오직 은혜라는 것, 우리는 아무런 자격이 없는 자임을 알도록 하신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구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자격 때문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로 말미암은 것입니다. 오직 은혜로 주어진 것입니다. 오늘도 저는 이 양식을 먹는 게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제 마음이 너무나 하나님과 멀리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마치 저는 회칠한 무덤 같고, 위선자 같아 보였습니다. 괴로웠습니다. 하지만, 오늘 말씀을 통해, 양식을 먹는 것, 기도 하는 것조차 자격 없는 자에게 넘치게 주신 크나큰 떡임을 보게 됩니다. 아, 주님. 제게 부스러기 은혜라도 허락하여 주십시오. 아무런 자격을 말할 수 없는, 상한 갈대, 꺼져가는 심지와 같은 이 쓸모 없는 자를 긍휼히 여겨주시옵소서. 이 모든 것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